전례·기도·성가

성주간

아크롤렉 2016. 3. 3. 14:47

1. 의의와 유래


성주간은 사순 시기 마지막 주간, 즉 주님 수난(受難) 성지(聖枝) 주일부터 성토요일까지 부활 전 한 주간을 말한다.
그중에 주님 만찬 성목요일부터 성토요일까지 3일을 성삼일(聖三日)이라 한다.


이때는 주님 수난 사건을 전례적으로 기념하는 연중 가장 거룩한 기간이다(갈라 6,14).
그래서 성주간 동안 신자들은 그리스도 생애의 마지막에 일어난 사건을 되새기며, 그 안에서 예수님이 세상을 성부와 화해시킨 파스카의 신비를 경축하고 재현한다.


교회가 이를 교회법에 명시한 것은 5~6세기경이다.
그리고 중세기에는 여러 의식이 도입되었다.
1955년 교황 비오 12세는 고대와 중세 교회 때의 전례(파스카 3일 등)를 개혁하였다.
그리고 이 개혁은 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정신에 반영되었다.


2.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교회는 예수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기 위하여 예루살렘에 입성한 사건을 기념하는 입당식과, 장차 이루어질 수난과 죽음을 기념하는 수난 복음을 읽는다.


먼저 신자들이 손에 나뭇가지를 들고 성당 앞에 모이면, 사제는 붉은 색 제의를 입고 복사들과 함께 그곳으로 간다.

이때 신자들은 “호산나…” 하며 환호의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사제는 성수와 향으로 나뭇가지를 축성한 후, 이어 루가 복음(19,28-40)을 낭독한다.
그리고 성당을 향하여 모두 행렬을 시작한 후, “헤브레아 아이들이…”(마태 21,9)라는 노래를 부르며 행렬을 마친다. → 호산나


3. 월~수요일


성주간 월요일은 라자로의 누이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값진 향액을 부은 내용(요한 12,1-11)의 복음을 낭독한다.
이때 예수께서는 마리아가 무의식중에 당신 장례의 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성주간 화요일에는 예수께서 배반당하실 것과 베드로가 모른다고 할 것이라는 예언의 말씀(요한 13,21-33. 36-38)을 낭독하며, 성주간 수요일에는 예수께서 파스카 축제를 지키신 내용을 읽는다(마태 26,14-25).


4. 성목요일


이날은 주교좌 대성당에서 성유 축성 미사가 거행된다.
이때 주교와 사제들의 일치와 결합이 드러난다.
그리고 사제들의 서약 갱신이 이루어진다.
또한 저녁에는 최후 만찬을 기념하는 미사가 지역 공동체별로 거행된다.
여기에는 지역 공동체에서 성무에 임하고 있는 모든 성직자 수도자와 신자들이 함께 참여한다.


발씻김 예식(洗足禮)은 사목상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복음 후에 예식을 행할 수 있다.
이는 예수께서 겸손과 애덕을 가르치기 위해서 열두 제자의 발을 씻기신 것을 새롭게 기념하는 예식(요한 13,1-11; 출애 30,19-20)이다.
이 예식은 교황 비오 12세가 성주간 전례에 도입한 후 행해지기 시작하였다.


수난 감실(受難龕室)에는 만찬 미사 후 사제가 성체를 모신다.
사제가 성체를 모시고 분향하는 동안, 신자들은 ‘지존하신 성체(Tantum ergo)’를 노래한다.
이때 사제는 성체를 모신 다음 돌아와 제단을 벗긴다.
그리고 이어서 다음날 주님 수난 예절이 시작될 때까지 성체 조배를 계속한다.


수난 감실은 주님의 묻히심을 드러내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성금요일의 성체 분배와 병자들을 위해 성체를 보관하는 장소이며, 예수께서 “나와 함께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지 못하느냐?”(마태 26,40) 하신 말씀에 대한 응답으로서 파스카 신비를 묵상하며 주님과 함께 머물도록 기도하는 곳이다.


5. 성금요일


이날은 주님 수난을 기념하는 날이다.
신자들은 금육과 금식으로 재를 지킴으로써 주님의 죽으심과 그 신비 속에 더욱 깊이 참여한다.
이날과 다음날은 오랜 관습에 따라 성사를 집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날 오후 3시에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운명하신 것을 묵상하면서 십자가의 길을 하고, 저녁때는 수난을 기념하는 전례와 십자가 경배 및 영성체의 예절이 진행된다.


6. 성토요일


이날 밤은 부활 성야(復活聖夜)라고 한다.
이 시간은 주님의 죽으심을 기억하고 기다리는 밤이다(출애 12,42).
이날 전례는 먼저 빛의 예식이 거행된다.
이때 신자들은 ‘손에 등불을 밝히고 주인이 돌아올 때 깨어 있는 종’처럼 주님을 기다린다(루가 12,35).


부활 찬송(復活讚頌)은 부활초의 장엄 예절이 끝난 후, 모두가 촛불을 켜든 채 서 있을 때, 부제나 사제가 “용약하라…”로 시작한다.
이는 구세사의 절정에 이른 하느님 빛의 영광 안에 기뻐함을 노래한다.
그러기에 부활 찬송은 부활 성야 전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에는 하느님께서 태초부터 당신 백성에게 행하신 신비를 묵상한다.
그리고 부활 날이 오면 세례로 다시 태어난 지체들과 함께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로 마련된 주님의 만찬에 참석할 때까지 충실히 살기를 다짐한다.


※파스카 성삼일의 의미


파스카 성삼일의 전례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이루어진 파스카 신비의 단일성에 기초하고 있다.
마치 부활이 죽음을 전제로 하듯이 파스카 성삼일을 이루는 하루하루는 서로 다른 날들을 향하여 열려 있다.
이 삼일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성찬례가 거행되는 부활전야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파스카 성삼일은 '삼일에 걸쳐 지내는 파스카'라고 정의해야만 할 것이다.


'전례력과 축일표에 관한 일반지침'1)은 다음과 같이 상세히 말하고 있다.
"인류 구원과 하느님의 완전한 현양의 사업을 그리스도께서 주로 당신의 파스카 신비로 완성하셨으니, 즉 당신이 죽으심으로써 우리의 죽음을 소멸하시고 당신이 부활하심으로써 생명을 되찾아 주셨으니, 주님의 수난과 부활의 파스카 삼일은 전례주년의 정점으로 빛난다.
주일이 주간의 정점을 이루듯이 부활대축일은 전례주년의 정점을 이룬다"(전례력 지침 18).
"주님의 수난과 부활의 파스카 삼일은 주의 만찬으로 시작되고 부활 전야제로 정점에 이르며 부활주일 저녁기도로 끝난다"(전례력 지침 19).


1) 譯註. 이 지침은 '미사전례서의 총지침'에 덧붙여 있다. 1969년 바울로 6세의 자의 교서로 반포된 이 일반지침은 전례력과 축일표에 관한 교회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까닭에, 각 수도회와 교구의 전례토착화, 축일 우선 순위, 전례주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아주 중요한 문헌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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